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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8 19:59 (일)
충북…회원과 더불어 지역사회 속으로 '풍덩'

충북…회원과 더불어 지역사회 속으로 '풍덩'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6.09.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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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6개 시도의사회를 가다

옛 사진을 꺼내본다. 빛바랜 그 옛날의 사진들, 웃거나 때로는 굳은 얼굴을 한 사진 속의 사람들, 말없이 그들을 둘러싼 풍경. 그것들이 모두 충청북도의사회의 역사를 말해주는 증거다. 1946년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의사들이 모여 의사회를 조직, 1953년 충북도지사로부터 정식 설립인가를 받은 뒤 회원 1400여명의 현재 의사회로 발전했다.

옛 사진을 보아도 얼마 전에 찍은 사진을 보아도 사진 속의 충북의사회는 항상 지역 사회 안에 있다. 그만큼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의사회로 오랫동안 자리매김 해왔기 때문이리라.


 

■ 소리없이 강하다

충청도 양반이란 말이 있듯 충청도 사람은 대개 조용하다. 불만이 있다고 면전에서 대놓고 화를 내는 법이 없으며, 웬만해선 거친 말을 하지 않고 쉬 끓어올랐다가 쉬 가라앉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무르거나 주변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묵묵히 자기 일 하는 데 충실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충청북도의사회도 마찬가지다. 소리없이 움직이는 탓에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천천히 달궈지는 쇠처럼 단단한 기반 아래 스스로 차곡차곡 성과를 쌓아나가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관 건립 기금 7억원으로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대지 380평, 건평 230평의 건물로 이전, 대회의실·소회의실 등을 갖춘 최신식 회관을 회원 스스로의 힘으로 가질 수 있게 됐다.

윤창규 충북의사회장이 이끄는 현 집행부는 과별·직역별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 의욕에 넘쳐 불신과 반목을 낳기 보다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합리적으로 설득해 나갈 것을 강조한다.

윤 회장은 "충북에는 충북 지역 출신 회원도 많지만, 각지에서 모인 의사들도 꽤 많은 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의사회를 둘러싼 여러 갈등에서 충북의사회가 절충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사회에 뛰어들다

조용한 의사회가 시끌시끌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의사회가 지역사회 안에 있을 때다. 충북의사회는 예부터 지금까지 유난히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이다.

충북의사회의 지역사회 활동은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의료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내고 지역 발전 돕기에도 관여하는 등 폭이 넓다.

의사회 창립 초기에는 무면허자 의료행위를 단속하고, 무의면에 의사를 배치할 것을 행정당국에 건의, 든든한 지역사회 의료책임자로서 할 일을 다했다. 벽지주민을 위한 순회진료 사업을 벌이는 한편, 대민봉사 사업의 일환으로 재해민 구호금을 각출하고, 군경 유자녀돕기 운동 등을 활발히 실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청주시에 경로회관을 건립해 기증하고, 충북체육회에 기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의 대외사업에 기여했다.

이밖에도 한국복지재단에 사랑의 도시락나누기 행사를 지원하고, 체육대회 우승 상금을 모아 장애인전국체전 출전 선수들에게 체육복을 지원하는 등 '아무리 어려워도 도울 건 돕자'며 지역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청주시의사회를 시작으로 송년회를 자선음악회 형식으로 개최,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넘어 지역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자선음악회는 회원들의 열렬한 참여에 힘입어 하루동안 900여만원을 모아 복지시설에 기탁했다. 이런 자리는 불우이웃을 도우면서 동시에 회원 단합을 도모할 수 있고, 지역 예술인들에게 공연 무대를 마련해준다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사회는 올해부터는 이러한 행사들을 더욱 확대, 도의사회 차원의 지역사회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국경넘은 인류애 실천

충북의사회가 해외의료봉사를 시작한지 올해로 3년째다. 매해 여름이면 회원들이 여름 휴가를 반납한채 자비를 들여 해외 왕진 가방을 꾸린다.

지난 2004년 첫 해외의료봉사 때는 7월 22~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람뿡지역에서 500여명을, 2005년에는 7월 28일~8월 1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빨라랑온 지역에서 800여명을, 지난 7월 15~19일에는 베트남 롱안성 쩌우탄현과 떤쭈현 지역에서 900여명의 환자를 돌봤다.

처음에는 소득수준이 낮고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주민들에게 수술비와 장학금을 지원하고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나눠주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실시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평상시 국내에서는 코리안드림을 찾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매달 셋째주 일요일 의료봉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 회원 자존심 살리기 프로젝트

요즘 충북의사회의 가장 큰 고민은 무너진 회원들의 자존심을 바로 잡는 일이다. 안팎으로 의료계를 죄어오는 여러 불합리한 환경들은 의사들을 사회적·경제적인 곤궁에 몰아 넣었을 뿐 아니라, 의사로서의 자존심도 무너뜨려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윤 회장은 "회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은 수입이 줄어든 것도, 정부 정책에 의료계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며 "회원들은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인해 갈수록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깨지고, 그로인해 의사로서의 자긍심과 명예를 잃어간다는 부분이 가장 슬프고 힘겹다"고 말했다.

충북의사회는 회원들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아직 회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지만, 요즘 마라톤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데 발맞춰 전국의사마라톤대회를 준비해 볼 생각이다.

충청북도의 수려한 자연환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를 제공하고, 나아가 회원들이 단합할 수 있는 장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의료계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안을 마련,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도 구심점 역할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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